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1960년대와 1970년대 영국교회의 두 거성이 있었다. 로이드 존스와 존 스토트였다. 그런데 1966년 당시 런던목회자협의회 회장이었던 존 스토트가 목회자 세미나를 하면서 로이드 존스를 주 강사로 세웠다. 그 때 주제는 ‘교회란 무엇인가’ 였다. 그런데 로이드 존스는 복음주의 교회란 자유주의 교단과 함께 설교를 하거나 어떤 집회를 같이 해서도 안 된다고 하였다. 왜냐면 복음과 신학은 절대로 섞이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자 존 스토트는 로이드 존스의 강의가 끝난 후 나와서 이렇게 혹평을 해 버렸다.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강의는 너무나 독선적이고 비역사적이고 비성경적이었다.” 그랬을 때 로이드 존스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겠는가. 그래서 그때부터 영국교회의 두 거성들이 교회론에 관해서 큰 충돌을 하며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복음주의의 영국교회가 둘로 나눠진 것이다. 그러면서 영국교회가 힘을 잃기 시작했다. 거기다 교회 생태계를 깨뜨리는 반기독교 사상의 공격이 밀려오면서 영국교회는 완전히 몰락하고 말았다. 그때 존 스토트가 좀 기분이 언짢더라도 로이드 존스를 예찬하며 함께 손을 잡고 하나 되어서 영국교회를 세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더라면 적어도 오늘날의 영국교회로 쇠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교단도 마찬가지다. 이영수 목사도 정규오 목사를 정적으로만 내몰지 말고 정규오 목사와 함께 손을 잡고 교단을 세워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신과 관계된 특정 지역의 인사를 배제하고, 자기편에 선 사람들이 중심이 된 편중된 인사를 하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규오 목사 역시 비주류의 수장으로서 끝까지 섬기며 인내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특별히 동부교회에서 회집된 64회 총회 때 입장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마지막 한 번은 참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를 악물고서라도 참모들에게 “이 모든 것은 나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백의종군해서라도 총회를 잘 섬깁시다. 끝까지 개혁정신을 가지고 총회를 지켜나갑시다”라고 했더라면 그의 참모들도 더 큰 은혜와 감동을 받지 않았을까.

사실 정규오 목사가 몇년만 더 참았으면 그의 영향력은 더 넓고 깊었을 것이다. 실제로 1982년에 김현중, 한명수, 박명수, 서기행 목사를 중심으로 한 교단 정화위원회가 태동하여 이영수 목사와 그의 사단은 퇴출이 되고 말았지 않았는가. 역사에는 만일이라는 말이 없지만 정규오 목사가 참으면서 이영수 목사의 사단이 부패와 타락의 길로 가지 않도록 건강한 견제를 해 주었더라면 이영수 목사와 그의 사단이 퇴출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아니, 서로 손을 잡고 교단 발전을 위해서 함께 힘을 모았다면 우리 교단은 분열의 아픔도 없었을 것이고 지금보다 더 견고하고 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였을 것이다.

몇 년 전 우리 교단도 총신 문제로 인해 또 한 번의 교단분열 조짐이 있었다. 분열은 다툼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다툼과 분열은 아픈 상처만 남긴다. 우리는 2005년 90회 총회 때 합동측과 개혁측의 대역사적인 하나됨을 이루었다. 이제 어떤 경우도 싸우지 말고 분열하지 말자. 우리 후대에 다시는 분열의 아픔을 물려주지 말고 화목하고 건강한 백년교단의 꿈을 설계하며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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