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코로나19가 한국교회 예배를 반 토막을 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배와 설교는 계속해서 너무 뻔한 패턴과 포맷으로 행해지고 있다. 달라진 것이 없다. 중세 시대는 더 그랬다. 당시 사제들은 예배를 너무 엄숙하게만 집례하였고 평민들은 전혀 알아들 수 없는 고급 라틴어를 사용하였다. 아니, 빈민들은 예배당 안에 들어가는 것조차도 상상하기 힘들었다.

이럴 때 성 프란시스는 교회당 밖으로 나가 거리와 시장, 광장에서 평민들이 사용하는 시장언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당시 유행하던 민요나 대중가요에 복음 가사를 입혀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달하였고 함께 노래했다. 때로는 공연식으로 복음을 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교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성극의 기원도 성 프란시스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광대가 되고 가객이 되어서 노래를 부르고 복음을 전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교회사가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극작가 다리오 포에 의해 리얼하게 소개되었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거룩한 광대, 성 프란시스 우화>(HOLY JESTER! THE SAINT FRANCIS FABLES)라는 책을 썼는데 그 책에 의하면 “성 프란시스야말로 스스로 자신을 하나님의 광대라고 여기며 연극과 광대적 언어와 노래와 몸짓으로 평민과 빈민들에게 복음을 전한 사람”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런 프란시스를 향하여 당시에 사제들은 몹시 못마땅했지만 평민들에게는 엄청난 감동을 준 것이다. 그런 복음 전도행위 때문에 수많은 평민과 빈민들이 구원을 받고 교회 본질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칼빈도 쥬네브 찬송을 만들 때 당시에 유행했던 프랑스의 민요나 대중가요에 시편 말씀을 가사로 붙여서 하나님께 마음을 집중하고 정성을 다해 부르라고 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존 낙스도 설교 중 성령이 충만할 때는 강단을 이탈하여 회중 앞으로 가서 토크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설교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설교 중 때로는 문지방 언어를 쓰기도 하고 전도 메시지를 전하거나 하나님의 강렬한 사랑을 전할 때 일반 은총 안에서 불리는 아름다운 대중가요를 개사해서 한 대목을 부르기도 한다. 물론 이것을 보편화 하거나 획일화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교회를 멀리하고 있는 사람들, 혹은 설교 시간에 습관적으로 졸고 있는 사람들, 아니면 설교에 전혀 감동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의 복음과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이 넘치고 임팩트 있게 전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라고 하는 세계사적 대전환을 맞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생명력 있는 말씀을 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날의 설교를 꼰대설교로 치부해버리거나 화석화 되어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곤두박질치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설교부터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아니, 우리의 교회와 총회를 더 견고하게 세우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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