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웅 선교사 “지속적 신앙생활 돕는 제자훈련·현지 연결 필요”

다문화 선교의 관심사 중 하나가 한국에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다문화 이주민들이 본국으로 귀국한 후에도 신앙을 유지하는지 여부이다.

2007년부터 의정부에서 태국인 펠로우십교회를 섬기고 있는 이용웅 선교사(GP선교회)는 최근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태국으로 돌아간 성도들을 대상으로 신앙생활 지속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펠로우십교회에 등록하고 2010부터 2020년 사이에 6개월 이상 신앙생활을 한 세례교인들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답변이 없는 이들을 제외하고 74명이 조사에 응답했다.

이들 74명 가운데 한국에 오기 전부터 이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은 5명(7%)이고, 나머지 69명(93%)은 한국에 와서 처음 신앙생활을 하고 세례를 받은 이들이었다.<표1> 이들 가운데 현재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은 49명(66%)으로 조사됐다. 또 정기적으로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이들은 39명(53%)이었고, 교회에 나갈 형편이 안 되지만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10명(14%)이었다. 신앙생활 지속 여부가 의심스러운 이들은 4명(5%),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한 이들은 21명(28%)이었다.<표2>

이 선교사는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49명은 정기적으로 주일예배를 드리는 이들과 신앙생활은 하고 있으나 교회를 출석하지 않은 이들을 포함한 수치”라고 밝히고, 특별히 “이미 태국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온 5명은 돌아간 다음에도 여전히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은 또한 기독교 가정을 배경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조사와 함께 다문화 이주민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신앙생활을 지속하지 못한 이유로, △중소도시와 시골에는 교회를 찾기 어려운 점 △가족의 반대와 핍박 △명목상의 신앙 등을 꼽았다. 이 중 명목상의 신앙 문제에 대해 이 선교사는 “한국에서는 필요했기에 교회에 나왔으나 본국에 돌아가서는 더 이상 그런 도움이 필요 없기에 쉽게 신앙생활을 멀리하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을 돕기 위한 방안으로, 이 선교사는 첫째, 한국에서 신앙지도를 할 때 본국에 가서도 자생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제자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남아인들이 훈련을 그다지 좋아하는 문화가 아니지만 그들의 상황에 맞게 훈련시킬 필요가 있으며, 특히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는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둘째, 교회가 없는 곳에서도 영적인 자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성경공부와 큐티훈련을 시킬 것을 주문했다. 이 선교사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와 양육을 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이 이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훈련의 기회가 된다. 펠로우십교회에서는 평일 저녁 9시에 성경 본문을 올리고 서로 적용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이 외에도 성경 말씀을 하루 한 장씩 녹음하여 올리고 나누는 그룹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선교사는 본국의 중요 지역에서 귀국 성도를 돌볼 수 있는 현지인 지도자를 세울 것 등을 제안하고, “이들이 고향의 지역교회에 정착하여 신앙생활을 한다면 가장 좋고, 그게 안 되는 이들이라면 각 지역의 책임 교인이 이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들이 지역 교회에 잘 연결되어 신앙생활을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본국으로 귀국한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신앙생활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우려와 지적이 많은 가운데, 이용웅 선교사의 이번 조사는 조사 대상이 많지 않다는 한계는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귀국 후에도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선교사는 “현재 250만명의 외국인들이 자기 발로 이 땅에 들어와 있다. 이들이 한국에 들어온 목적은 각각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소중한 영혼들”이라며 “이번 조사가 국내 이주민 선교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또 이주민들이 귀국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돌보는 데까지 한국교회의 관심과 노력이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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