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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 놓인 시청각장애인, 아직 장애유형 분류도 없어 '관심과 지원 절실'

'시각X청각' 시청각장애, 우리 곁의 헬렌 켈러들

2021. 04. 22 by 정원희 기자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를 극복하고, 작가이자 사회복지 사업가로서 평생을 소외된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한 인물. 많은 사람들이 ‘헬렌 켈러’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내 주변에도 수많은 헬렌 켈러들이 살고 있단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헬렌 켈러와 같이 시각과 청각 장애를 중복으로 가진 시청각장애인들은 대략 5000명에서 만 명 사이로 추산됩니다. 추정치밖에 없는 까닭은 이들에 대한 정부의 공식 통계가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헬렌 켈러’의 이름을 딴 시청각장애인 지원법과 관련시설을 마련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대한민국에서는 현재까지 시청각장애를 별도의 장애 유형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유미 팀장/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을 위한 적절한 서비스 또한 제공되지 않고 있어 시청각장애인들은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전체 장애인들 중에서도 시청각장애인의 어려움은 두드러집니다. 지금으로선 의사소통과 외출, 교육 등 기본적인 삶조차 꿈꾸기 어렵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청각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전문가들은 시청각장애를 시각과 청각 장애의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을 제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때 적합한 지원이 따를 수 있고 비로소 시청각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인터뷰: 홍유미 팀장/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

더불어 시청각장애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을 바꿔나가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2019년 밀알복지재단은 국내 최초로 시청각장애인 지원을 위한 ‘헬렌켈러센터’를 개소하고 시청각장애인 인식개선과 권리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청각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첫걸음이 될 의사소통을 위해 촉수화를 가르치고, 점자를 교육하는 일도 진행 중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집안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시청각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헬렌 켈러로 살 수 있는 길, 바로 우리의 관심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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