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20주년 맞이한 김제 대송교회

설립 120주년 맞이한 김제 대송교회

지금은 내륙 깊숙이 자리한 평범한 마을이지만 한 때는 배가 닿을 정도로 큰물이 드나들던 동네라 해 ‘접주(接舟)리’라 부르는 김제의 부락에 교회가 처음 생긴 것은 1904년의 일이다.

호남선교 7인 선발대의 일원이자, 한글성경 번역자로 널리 알려진 레이놀즈(한국명 이눌서) 선교사와 그의 동역자였던 주원선 영수 등 한국인 성도들이 힘을 합쳐 세운 이 교회는 대송교회(김대진 목사)라는 이름을 얻게 됐고, 긴 역사를 이어가며 올해로 설립 120주년을 맞았다.

레이놀즈 선교사 후임인 스위코드(한국명 서국태) 선교사 시절에는 지금의 부지를 구입해 ‘ㄱ’자 예배당을 마련했고, 그 뒤를 이은 첫 한국인 담임목사인 김응규 목사 시절에는 김제노회 조직에 주축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6·25 당시인 1950년 10월에 정기봉 장로를 비롯해 김형배 하치호 집사와 청년회장 김성두, 학생회장 권태술 등의 성도들이 원평천에서 인민군의 총탄에 순교하는 아픔을 겪었다. 1959년에는 에큐메니컬 파동에 휩쓸려 봉남교회와 분립하는 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제 대송교회는 여덟 순교자의 신앙을 계승하며 더욱 힘찬 복음공동체의 길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
김제 대송교회는 여덟 순교자의 신앙을 계승하며 더욱 힘찬 복음공동체의 길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

그럼에도 여러 목회자와 성도들의 헌신 속에 꾸준히 성장하며 신응제일교회 백일교회 등의 개척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설립 100주년이던 2004년에는 탄자니아 이신애 선교사에게 1000만원의 선교비를 전달하는 등 국내외 선교사역에 꾸준히 한몫을 감당해 왔다.

이 같은 역사들을 기리며 대송교회는 3월 1일 역대 교우들과 김제노회원들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120주년 감사예배와 기념비제막식 그리고 출신 성도들의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었다.

31명의 대송교회 출신 목회자와 선교사 중 한 명인 문오현 목사(성덕중앙교회)는 이날 설교자로 나서 지난 세월 교회에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회고하면서, ‘생명의 말씀을 밝히는 교회’로서 사명을 앞으로도 힘차게 감당할 것을 역설했다.

설립 120주년의 역사를 기리며 교회 마당에 건립한 기념비와 대송교회(사진 아래) 전경.
설립 120주년의 역사를 기리며 교회 마당에 건립한 기념비와 대송교회(사진 아래) 전경.

예배당 앞뜰에는 대송교회의 소중한 역사를 기리는 기념비가 건립돼 이날 제막식을 가졌다. 이를 지켜본 옛 교우들의 감격도 컸다. 임영곤 장로는 “역대 대송교회 성도들은 37년 전부터 다니엘선교회(회장:최미옥 권사)를 조직해 각자 수입의 1/100을 헌금하며, 모교회의 선교사업과 장학사업 등을 꾸준히 지원할 만큼 애정이 깊다”고 설명한다.

한편 대송교회는 120주년을 맞이하며 총 여덟 명의 순교자 중 아직 신원을 밝히지 못한 세 명에 대한 자료를 발굴하고, 총회로부터 한국기독교순교사적지 지정을 추진하는 등 역사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한편으로는 ‘행복한 교회, 행복한 성도, 행복한 가정’이라는 표어 아래 말씀사역과 가정사역에 집중하는 중이다. 김대진 목사는 “온 교우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평안을 누리며, 담대한 복음을 증거하는 전도자로 활약할 수 있도록 대송교회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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