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1년째 부활절마다 ‘말씀깃발전’을 개최하고 있는 청현재이말씀그라피선교회 임동규 대표를 만났다. 매년 예쁜 손 글씨를 통해 부활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있는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지 않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부활절 기간만이라도 예수님의 행적을 좇는 거룩하고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임동규 대표의 간절한 메시지에 공감한다. 그리스도인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흘린 피로 구원받았고, 사망의 권세를 이긴 부활의 축복을 받은 자들이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고 그의 행적을 좇으며 사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은 어떤가. 예수는 세상을 향해 진리를 선포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진리를 좇기보다 물질과 명예를 탐하지 않는가. 이래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인 교회 또한 진리를 저버린 채 예배당 크기와 성도 수에 연연하는 게 아닌가.

예수는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당하고 병든 자들과 동행했다. 그러나 우리의 발걸음은 낮은 곳으로 향하고 있는가. 우리의 나눔에는 진심이 담겨 있는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또는 남이 아닌 나를 위한 나눔을 하는 게 아닌가.

예수는 우릴 위해 희생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희생해본 적이 있는가. 아니 희생하려는 마음을 가진 적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오늘날 교회가 교회답지 않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리스도인이 그 이름과 달리 그리스도인답지 않아서다. 좁다란 예수의 길을 따르는 게 아니라, 널따란 반대 길로 가는 게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다시 부활절을 맞이한다. 이번 부활절에는 예수의 고난과 죽음,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에 머물지 말자. 예수의 피로 구원받았음에도 예수를 배신한 우리의 모습을 회개하길 권한다. 진리를 선포하는 약한 자와 동행하고 십자가를 지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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